성당 가는 길

2010. 1. 10. 21:15 from 지리산 이전의 삶



눈이 왔다.

좀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성당에 간다.




처음에 성당 근처에 있는 저 갈대밭과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산을 발견하였을때 감탄하였었더랬다.




필름과 잡화와 버스 표를 파는 주차장 상회 앞에서 내리면




언젠가 내가 '신발이 돼줘야 해요'라는 영화를 찍고 싶은 신발가게도 있고,




항공 여행사와 솔다방과 전기집도 있다.




미사가 시작된 성당 안은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가득하다.

신부님은 비록 머리가 벗겨지셨으나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계신 젊은 신부님이신듯.

미사가 끝날 무렵

평화 인사를 나눌때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고 등이 굽은 할머니가

두 손을 곱게 모으시고 앞니가 빠진 치아를 활짝 드러내 웃으시며

생전 처음 보는 나에게

'평화를 빕니다'

라고 말해 주실때

이번에도 역시 나는 소리없이 솟구쳐 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한다.






'지리산 이전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올레 1코스 일곱시간의 기록  (2) 2010.11.07
제주의 바람  (0) 2010.10.26
김지현 감독 특별전  (1) 2010.09.06
비 내리던 날  (2) 2010.07.03
selfportrait  (0) 2010.02.07
Posted by 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