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이전의 삶

비 내리던 날

혜선, 2010. 7. 3. 03:06








창문이 있는 1층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누리는 호사가 아니다.

집중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블라인드를 내리고 수업해야 할때가 많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꼭 한뼘씩이라도 애써 블라인드를 올려서 숨통을 튼다.

어느 날은 그 한뼘 만큼의 창문으로,

소리없이 하얀 것들이, 아, 하늘에서 스스륵 내리기 시작할 때,

잠시 숨을 멈추었던 순간도 있었고,

오늘처럼 비가 후두둑, 창밖의 목련나무 넓은 잎사귀 위로 떨어지는 날은

그 선명해지는 초록색에 한없이 경도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 찰나, 아주 짧은 순간 동안.